책; 글 너머로 본 세상

명화로 보는 반 룬의 "구약성서 이야기"

푸른 별 여행자 2010. 3. 17. 02:16

한가한 봄날,
한 번씩 나오는 따뜻한 햇볕을 즐겨도 모자를 이 때에..
어울리지도 않게 책장 정리 중입니다.

꽤 오래 들여다보지 않아 책은 마구잡이로 꽂혀있고,
보고픈 책과 봐주길 기다리는 책은 모두 뒤에 가 있네요.

그 중 하나가 눈에 띄어 오늘은 그와 하루를 보냈습니다.
얘가 걔예요.




명화로 보는 반룬의 "구약성서 이야기"



언제 산 지도 모르겠어요.
기억엔.. 베네치아 다녀온 후이니.. 
벌써 몇 년 책장에서 외롭게 있었던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생각나네요.

어머니와 함께 갔던 베네치아의 10월은 참 아름다웠어요.
따뜻한 햇살과 반짝이는 바다..
골목 사이사이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 냄새..
구비치는 강과 같은 바다에 아기자기하게 세워진 옛 건물까지..

많은 성당에 있던 아름다운 그림을 알아보지 못했던 게 너무 서운했어요.
내 앞에 걸린 저 그림이 어떤 그림인 지,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알면 더 좋을텐데,
더 재밌을텐데..

더구나 대개의 그림은 성서나 카톨릭의 성자와 관계가 있어서 더욱 그랬답니다.
나도 성경에 빠삭-하다면.. 내가 카톨릭이었다면.. 저들을 알아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에 아무리 일에 치어도 성경이라도 다시 일독!! 하고 올 걸 그랬다.. 
하긴.. 내가 게으르지.. 
왔다 갔다 후회와 자학을 되풀이 했었죠.

다시 그러지 않으려고.. 
담에 갈 땐 알아봐야지.. 하는 맘에 돌아오자마자 지른 책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책장에 박혀 몇 년.. 외롭게 두었네요.


손에 잡힐 때가 읽을 때라고,
오늘 저와 함께 한 이 아이는.. 
그 때의 제 기대엔 못 미치는 아이였어요.

순간.. 살짝쿵 안심..?

한 번 펼쳐보지도 않고 이곳 저곳 다닌 것이 후회되면 어쩌나 했는데.. 
행인지.. 불행인지.. 그 정돈 아니었던 거죠.

창세기부터 시작한 이 옛날 이야기는 어릴 적 베갯머리에서 듣던 것처럼 조곤조곤 속삭입니다.

하나님이 어떻게 세계를 창조하시고, 
노아가 어떻게 축복 받았으며,
요셉은 어떻게 이집트에서 살게 되고,
모세가 어떻게 그들을 이끌었는 지..

가나안 땅에서 유랑하던 이들이 어떻게 정착하고,
다윗과 솔로몬과 삼손이 어떻게 명예를 얻고 어떻게 생을 보냈는 지.. 
그들은 어떻게 다시 유랑하게 되었는 지..

그 기나긴 얘기들...



솔직히.. 대박.. 실망했습니다. -.-;;

구약성서의 한 부분을 베드타임 스토리로 푼 것 나쁘지 않았지만,
전 그림의 퍼레이드에서 이것을 얘기해줄 거라 기대했거든요.
책 이름도 그렇지 않나요?
명화로 보는 ...반룬의 "구약성서 이야기"


그런데, 이건, 구약성서 대충 버전으로 훝어주기와 어쩌다 한 번 그림 한 장 끼워넣기.. -.-;;


명화 이해하기의 한 걸음으로 산 책이었는데,
원래 목적으론 실패
성경 다시 읽기만 되어 버렸다는..

약간 힘 빠지는 기분이었답니다.


뭐, 기독교나 카톨릭이 아니라면 한 번 정도는 괜찮을 듯 하네요.
간단한 성경 브리핑으로 그림의 내용 찍어맞추기는 가능할 듯 해요.

하지만.. 좀더 자세히 그림을 알아보고픈.. 정보를 원하시는 분이라면.. 

글쎄요...???


 
책 이름 : 명화로 보는 반룬의 "구약성서 이야기"
총평     : 그닥.. 
             굳이 별점을 주자면.. ★★☆☆☆